3 (흐뭇)

마른 가지에 바람처럼 - 달새울

심플캣 2026. 5. 18.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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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카사리우스 백작은 역병에 걸려 급작스럽게 죽었다.
그는 생전에 첩 삼으려던 영지의 아름다운 젊은 과부 리에타를 순장해달라는 유언을 남긴다.
리에타가 순장당하기 직전, 잔혹한 폭군으로 알려진 악시아스 대공이 영지에 들이닥친다.
카사리우스가 차일피일 상환을 미루던 막대한 빚을 돌려받기 위해.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그녀를 딱하게 여기는 듯하고, 나는 카사리우스에게 받을 것이 있었으니.
내가 빚 대신 그녀를 데려간다면 산 사람 모두가 행복해질 것 같은데."

그가 피식 웃으며 달콤한 인사를 건넸다. 

"안녕. 요부."

 

줄거리&리뷰

 

옛날 작품인 것을 감안하고 보면 수작인 것 같다.

 

사건 중심의 스토리와 뛰어난 필력, 연출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요즘 '~물'처럼 누구나 짐작가능한 세계관과는 약간 다른 새로운 세계관, 악마 그리고 성직자들의 신성의 상관관계와 그 이야기.

 

이 작품이 연재된지 꽤 오래된 작품이라 그런지 당시의 감동을 느끼기 어렵긴 한거같다. 그래도 그것을 감안하고 봤을 때 꽤 괜찮은 작품이다 말할 수 있다. 여주 리에타는 남편과 어린 딸을 잃은 과부이고 미미한 축성만 가능한 축성술사였다. 어리고 예쁘지만 보호자 하나 없는 리에타를 탐하던 늙은 영주 카사리우스가 역병으로 죽자 유언으로 리에타를 순장하길 원했고, 장례식에서 순장만 기다리는 힘없는 여자였다. 그러다 지나가는 길 막대한 빚을 상환받기 위해 킬리언 악시아스가 카사리우스 영지에 방문하고 순장당하는 리에타를 빚을 탕감시켜주는 조건으로 데려오게 된다.

 

남주 킬리언이 사람냄새 나는 미남자였다. 여주가 큰 힘을 가지고있지만 여려서 강단있지 못한데 그런 여주를 잘 이해하고 보필해주는 느낌이다. 사랑하는 느낌도 큰 돈과 보석, 이런 재정적 지원을 넘어 서로 장난치고 가랑비에 옷 젖듯 깨 쏟아지는 사랑을 잘 표현한 듯한 느낌이다. 사람은 완벽할 수 없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진정한 사랑이라는 유튜브를 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한다는 것, 진정한 사랑을 잘 표현해내었다.

 

가장 큰 장점은 사건 중심의 스토리인 것 같다. 군데군데 복선이 있고 이를 잘 회수하는 느낌이 강하다. 남주는 폐위당한 폐태자였고 여주는 남편과 딸을 잃은 평민 과부다. 각자의 위치에서 겪는 각자의 감정선들을 매우 진정성 있게 잘 담아내서 몰입하기 좋았다.

 

설정도 색달랐다. 신성과 악마가 존재하며 악마는 인간에게 불길하며, 역병을 일으키는 존재고 인간은 그 역병을 신성력으로 이겨내는 설정이다. 다만 이 신성력이 극에 달하면 나중에는 이 신성력으로 악마를 복속시킬 수 있는 써클같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설정이 풀리지만 좀 설정은 색달라도 탄탄하진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이야기라면 결국 신성력과 악마의 정점은 하나라는 걸까?

 

하지만 옛날 수작들이 뭇 그렇듯 분량이 너무 길고 진행이 느려서 글자 하나하나를 음미하며 탐독하던 때와 다르게 현대화 되어버린(?) 나 자신을 느낄 수 있다. 옛날 작품들은 정말 다 좋은데 근근히 분량 이슈가 좀 있다.

 

이상하게 마지막에 굵직한 사건들이 한데 모여 복잡하게 휘몰아치고 간단하게 짠 끝나는 느낌이다. 마지막이 아델의 복선도 회수되는 중요한 순간들인데 느렸던 진행이 급박하게 진행된다. 너무 급박해져서 따라가지 못하고 약간 흐린 눈으로 봤다.

 

그리고 사이다는 많이 없다. 사건 중심으로 흘러가 남주도 여주도 고생을 꽤나 한다.(피폐물처럼 구른다는 뜻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이다처럼 탁 터지는 그런 일들은 거의 없고 사건이 진행되고 복선도 풀리면 '아이고, 이래서 이랬구나..' 싶은 약간의 깨달음을 얻는 느낌으로 독자가 달리는 느낌이랄까..

 

재미, 사이다 이런거 보단 작품성, 작품의 높은 완성도로 보는 느낌이다.